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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News & Talk2015.07.09 20:00

[DANIEL KIM BASEBALL COLUMN] '류리베'를 추억하며

<사진 제공: LA Dodgers>


이제 그는 류현진의 동료가 아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LA 다저스가 아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선수이다. 갑자기 찾아온 이별이 당황스럽게 느껴지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메이저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그림자처럼 류현진의 곁을 지켰던 후안 유리베. 많은 한국 야구 팬들은 그의 파이팅 넘치는 허슬 플레이에 열광했고 가끔 더그아웃에서 그가 연출했던 몸개그에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한국을 단 한 차례도 방문한 적은 없지만, 우리에겐 참 가깝게 느껴졌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그는 류현진 아니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됐다.


유리베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난 이후 지난 2년 동안 그와 함께했던 순간을 돌이켜 봤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왜 우리는 유리베에게 열광했을까?"

<사진 제공: LA Dodgers>


유리베가 우리에게 웃음거리를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였을까? 절대 아니다.

그는 리더였고 그리고 좋은 친구 아니 좋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웃음 속에는 배려가 있었고 존중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그에게 빠져있었던 것이 아닐까?

"소통은 마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영어는 야구 다음으로 풀어야 하는 중요한 숙제이다.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없이 어떻게 코칭 스태프와 그리고 동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말이 통한다고 무조건 소통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소통의 시작은 마음이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마음이 닫혀있다면 소통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유리베의 '마음'은 모든 동료에게 항상 열려있었다. 항상 열려있는 그의 마음은 그가 모든 다저스 선수들에게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사진 제공: LA Dodgers>


1987 생인 류현진은 이제 미국 생활 고작 3년 차다.
그리고 1979년생인 유리베는 아직도 영어보단 스페인어가 편하다.

나이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겉으로 보기엔 이 두 남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유리베는 마음으로 소통했기 때문이다.

'마음'은 통역이나 번역이 필요 없다. 그리고 유리베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사람이었다.

"배려는 작은 것에서 시작"

대부분 유리베 하면 강하고 정확한 송구 또는 시원한 그의 홈런 스윙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가 가장 멋있게 느껴졌던 순간은 따로 있다.

류현진이 베이스 커버 수비를 하고 나면 유리베는 마운드에서 항상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류현진에게 묻는다.

<사진 제공: LA Dodgers>

"What's my name?"

그가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에게 잠시나마 호흡을 가다듬을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은 쉽게 지나칠 수 있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다.
하지만 동료 유리베가 어떤 사람인지 잘 대변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섬세하고 작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생각과 배려는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유리베는 코치가 아니다. 그가 굳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신경 쓸 이유가 없다. 그의 역할은 따로 있다. 그리고 내야수인 그가 딱히 투수에게 해줄 것이 많은 것은 아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유리베의 배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WTW"

요즘 메이저리그 야구 이야기하면서 세이버메트릭스는 빼놓을 수 없다.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다.

WAR, Babip, wRC+, wOBA, wRAA를 모두 이해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따로 있다.
바로 WTW 즉 Will To Win (이기려는 의지)이다. 그리고 유리베의 WTW는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다. 유리베의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2할5푼7리이다.
타율 3할대를 기록한 시즌은 2시즌밖에 없다.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특히 눈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기록은 찾기 어렵다.

<사진 제공: LA Dodgers>


하지만 그는 2개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보유하고 있다. 15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누구도 그의 의지를 의심한 적은 없다. 그는 항상 최선을 다했던 선수였고 팀이 꼭 필요로 했던 선수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더그아웃에서 응원단장의 역할을 맡았다.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도 큰 불평 없이 조용히 기회를 기다렸다.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했고 그가 원했던것은 그저 팀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후안 유리베는 올해 만으로 36살이다. 그의 모습을 메이저리그에서 볼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은퇴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레전드도 아니고 그의 번호가 영구결번이 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아주 큰 선물을 했다.

그가 우리에겐 남긴 가장 큰 선물은 추억이다.










Posted by NB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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