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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Team NB2015.04.01 16:21

[DANIEL KIM BASEBALL COLUMN] 파한 자히디의 맨땅의 헤딩

(사진 제공 : LA 다저스)



"메이저리그 프런트에서 일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프런트에 취직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하지만 지난 5년동안 나는 단 한 차례도 명확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에서 근무했지만,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구단에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뚜렷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후배들에게 시원하고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싶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취업을 위해선 창의력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많은 것도 아니다. 실제로 구단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도 어떻게 하다 보니 운 좋게 또는 각자만의 특이한 방법으로 운좋게 입사하겐 된 친구들이었다. 물론 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더구나 미국에선 한국인은 외국인이다. 그리고 외국인 신분으로 미국에서 취직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실업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미국정부의 정책은 당연히 자국민에게 유리하다. 굳이 자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외국인에게 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뜩이나 프런트 취업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프런트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솔직히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그 기적을 일궈낸 사람이 있다. 바로 LA 다저스의 신임 단장 파한 자히디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자히디 단장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한 메이저리그 단장이 아니다. 그의 국적은 캐나다. 그리고 그는 파키스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고 이슬람교 신자이기도 하다. 종교과 고향이 중요한것은 아니지만,메이저리그에서 이슬람교 외국인 단장을 자주 볼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니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국적의 파키스탄 이민자가 명문 구단인 LA 단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그는 해냈고 지금 다저스는 그의 손안에 있다.

 

그렇다면 자히디는 어떤 사람인가?

 

자히디는 선수 출신이 아니다. 얼핏보기엔 야구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떠나 필리핀 마닐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마닐라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참가했던 리틀리그 야구가 그의 선수 경력 전부였다. 야구를 좋아했지만, 취미일 뿐 태평양을 사이에 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가 가깝게 느껴질 리가 없었다.

 

"선수 출신이 아닌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프런트에서 일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던 자히디 단장에게 메이저리그 취업은 현실성 없어보이는 환상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05년 그는 책 한 권을 접하게 된다. 바로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 '머니볼'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그 책은 결국 자히디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당시 그는 MIT 공대를 졸업한 이후 UC 버클리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었던 그는 처음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굳이 선수출신이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일할 수 있구나!"

 

"CHANCE"

 

머니볼을 읽고 난 이후에 그는 곧장 책에 등장한 모든 인물에게 이력서를 보낸다. 물론 답장이 올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버클리 지역에서 조용히 학업에 열중하면서 조금씩 메이저리그 프런트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런던중 그는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서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야구 운영부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빌리 빈 단장에게 이력서를 보낸다.

 

그의 이력서는 당시 오클랜드 부단장이었던 데이비드 프로스트의 책상에 도착한다. MIT공대 출신에게 온 이력서는 프로스트 부단장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프로스트 부단장은 곧장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 날짜를 잡는다. 당시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에서 버클리 박사학위 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던 자히디는 부단장과의 인터뷰를 위해서 자비를 들여가면서 오클랜드 지역으로 돌아와야 했다. 당시 프러스트 부단장은 자히디가 보스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이후 인터뷰 자체를 취소하려했다. 하지만 자히디는 어차피 이사를 해야 한다며 기적 같이 찾아온 기회를 놓지지 않는다.

 

자히디 단장이 언급했던 '이사'는 핑계였을 뿐 사실이 아니었다. 당분간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프런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캘리포니아행 비행기표는 충분히 감당할수 있었다. 그에게 약속된것은 인터뷰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꿈만 먹고 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이 친구 꼭 잡아야 한다!"

 

자히디와 인터뷰를 마친후 빌리 빈 단장이 프로스트 부단장에게 남긴 한 마디였다.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자히디는 놓치지 않았다. 마치 4번 타자가 타석에서 상대팀의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쳐내듯이 그는 빌리빈 단장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당시 서부 명문대인 버클리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코스를 밟고 있었던 자히디에게 취업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금융권으로 진출했다면 억대 연봉은 개런티 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연봉 3만 달러밖에 되지 않았던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야구 운영팀 신입 사원 자리를 선택한다. 꿈을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자히디는 메이저리그 꿈 아니 아메리칸 드림을 향한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금융권에서 받을수 있었던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꿈을 선택한 나의 결정을 다행히 부모님께서 존중해주시고 이해해주셨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사진 제공 : LA 다저스)



빌리 빈 단장의 총애를 받으며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입사한 신입사원 자히디는 곧장 능력을 인정받으며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빈 단장은 그 누구보다 자히디의 의견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였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선수를 평가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을 갖춘 친구이다"라며 그의 판단력을 신뢰했다.

 

"New and Old"

 

메이저리그 프런트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선수의 미래를 예측하는 부분이다. 어느 한 선수가 과거에 좋은 기록을 남겼다고 앞으로 그 기록이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정반대로 과거에 성적이 좋지 못했던 선수가 앞으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게 바로 메이저리그 야구이고 스포츠이다. '먹튀'로 불려지는 선수가 꾸준히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 기록에 의존하면서 미래 기록을 재대로 예측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자히디 단장은 오클랜드 시절 선수 'future projection' , 미래 성적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능력자로 인정 받았다. 는 선수 출신도 아니고 스카우트로 활약한 경력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과 분석능력은 뛰어났다.

 

자히디와 같이 비선수 출신 프런트는 자연스럽게 기록을 많이 의존할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히디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스카우트와 코치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리고 판단을 내리는데 그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특히 오클랜드의 '머니볼' 성공이후 세이버메티릭스 열풍이 불었지만, 자히디에게 기록은 과정에서 작은 일부였지 전부는 아니었다.

 

새로운 프런트 야구에 선구자로 자타가 인정했던 빌리 빈 단장의 비밀 병기는 바로 자히디였다. 2000년대 초반 빌리 빈 단장은 세이버메티릭스와 기록을 중심으로 새로운 야구를 제시하며 성공을 거두웠다. 대다수의 구단은 그의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실제로 비선수 출신 프런트 요원들이 단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을 차지하게 된 시점이 바로 2000년 대 중반이었다.

 

얼핏 보기엔 자히디 또한 그 중에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자히디는 그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빌리 빈 단장의 새로운 야구와 100년 가까이 메이저리그 중심에 있었던 스카우트의 방식을 균형있게 접목시킨 장본인이다. OLD NEW의 균형을 맞추고 다리역활을 하는데 압장선 인물이 바로 자히디였다. 그는 스카우트들의 리포트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선 줄줄이 암기했다. 그리고 그는 스카우트들에게 선수 기록에 너무 크게 의존하지 말고 편한한 방식으로 리포트를 작성하라고 요구한다.

 

"스카우트들이 우리가 기록만 중요시한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기록이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니다"라며 기존 스카우트들의 방식을 존중하기도 했다.

 

자히디가 생각하는 야구 중심에는 '균형'이 있었다.

 

"COMMUNICATION"

 

메이저리그 프런트는 다이나믹하다. 규모는 작지만,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과 매일 만나고 협력해야 한다. 구단주와 만나 구단 미래를 이야기를 해야하고 떄론 싱글A에서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만나 그들의 육성과정을 도와야 한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의 소통 능력은 결국 승패를 의미한다.

 

그리고 자히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의 communication skill이었다. 그는 상대방의 나이 또는 직책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과 편하게 소통하는 사람이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그에게 서슴없이 다가가 그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오클랜드에서 자주 볼수 있는 광경이었다까다롭기로 유명한 오클랜드 지역 언론과의 사이도 아주 좋았다.

 

구단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까지도 그의 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리더는 바로 단장이다.그렇다면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skill은 무엇일까? 바로 소통능력이다. 구단 모든것을 이해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총괄해야하는 책임이 있는 보직이 바로 메이저리그 단장이다.

 

지난 5년 동안 상당히 많은 구단들이 자히디를 영입하려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빌리 빈 단장은 그를 보내지 않았다.

 

'나는 그를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이 아닌 구글사나 애플사에게 빼앗길까봐 두렵다"며 빌리 빈 단장은 자히디를 아꼈다.

 

"헐리우드식 맨땅에 헤딩"

 

2015년 시즌은 자히디에게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그는 이제 LA 다저스의 단장이다. 그의 이력서가 메이저리그 단장들과 구단 인사팀 쓰레기통으로 보내진지 10년 만에 그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시작은 맨땅에 헤딩에 가까웠지만, 더 이상 그는 비밀병기가 아니다.



















Posted by NB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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