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News & Talk2015.08.07 12:30

[DANIEL KIM BASEBALL COLUMN] 메이저리그 피칭의 출발점


메이저리그 베테랑급 선발투수들은 (본인이 등판하는 날이 아닐 경우) 경기 중 더그아웃이 아닌 클럽하우스에 TV를 통해서 경기를 시청한다. 아무래도 더그아웃에서 보이는 경기 현장 모습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 팀 타자들을 분석하기에는 아무래도 TV가 월등하다는 것이 그들의 핑계였다.



(뉴욕 메츠 시절의 톰 그래빈)

2003년 뉴욕 메츠와 FA 계약을 했던 톰 글래빈 또한 메츠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보며 상대팀 타자들을 조용히 분석하고는 했다. 특히 본인의 등판 전날 TV를 시청하는 그의 모습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그의 포커페이스와 아주 비슷했다. 그리고 필자는 간혹 '단둘이서' 그와 클럽하우스 소파에 앉아 경기를 보곤 했다. 물론 기회가 되면 그에게 피칭에 대하여 그에게 질문하고는 했다.

한마디로 톰 글래빈이 말하는 야구는 PIN POINT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제구력이 바로 글래빈이 말하는 본인의 투구철학이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초구였다.

"투수에게 초구는 생명이다. 나는 항상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렇다면 왜 글래빈은 초구에 집착(?)했을까?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기록한 후 그의 피안타율은 0.224였다. 반면 초구에 볼을 기록한 후 그의 피안타율은 0.264로 껑충 뛰었다. 메이저리그 300승 투수와 평범한 투수의 차이는 바로 초구였다.



(LA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보낸 박찬호는 어땠을까?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기록한 후 박찬호의 피안타율은 0.211이었지만 초구에 볼을 기록한 후 그의 피안타율은 0.226이었다.

글래빈과 비슷하게 박찬호의 전반적인 성적 또한 초구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상대하기 어려웠던 투수였던 반면 초구에 볼을 내주면 그의 위력은 눈에 보이게 떨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 투수였던 박찬호와 다르게 글래빈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그의 평균 FASTBALL은 145km를 넘지 못했다.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138km ~ 142km 정도였다.
구속으로만 판단하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이하의 직구였다. 그가 평균 이하의 빠른 공으로 메이저리그에서 305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구 스트라이크와 완벽에 가까운 그의 컨트롤이었다.

그의 결코 빠르지 않은 직구도 제구가 좋았기 때문에 많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그의 공을 쉽게 쳐내지 못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칭코디네이터 릭 피터슨 코치)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는 스피드가 아니라 제구력이다" 릭 피터슨

릭 피터슨 코치는 메이저리그 투수 코치 경력만 12년이다. 영화 '머니 볼'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그는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이 직접 뽑았던 투수코치고 당시 오클랜드 3인방 (팀 허드슨, 베리 지토, 마크 멀더)을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칭코디네이터로 활약 중인 피터슨 코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수의 기본은 제구력이다.
"나는 투수를 판단할 때 구속을 가장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력이 문제면 의미가 없다."며 그는 컨트롤의 중요함을 설교하곤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미디어와 인터뷰 중 간혹 "오늘은 공이 좋지 않았다" 또는 "공이 별로였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좋지 않다는 그 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50km의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무런 부상 없이 하루아침에 140km로 FASTBALL 구속이 떨어지기는 힘들다. 아니 불가능하다. 투수들이 말하는 공이 좋지 않았다는 표현은 결국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는 뜻으로 릭 피터슨 코치는 해석 했다.

"투수라는 직업은 포수의 글러브에만 집중하면 된다. 좋은 공과 안 좋은 공의 차이는 결국 컨트롤에 차이이다." 릭 피터슨


스트라이크만 계속 던지는 투수가 제구력이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릭 피터슨 코치가 말하는 제구력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유인구와 변화구 또한 포함되어 있다. 
"타자의 배트를 잡아 댕기고 잡고 하는 것이 투수의 능력이다"라고 그는 믿고 있었다. 특히 피터슨 코치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변화구 제구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볼카운트가 일단 투수에게 불리해지면 투수들은 자연스럽게 변화구보다 상대적으로 컨트롤하기 쉬운 직구에 의존하게 된다. 물론 타자들도 직구에 배트 스피드를 타이밍을 맞춘다.
하지만 투수가 변화구 제구력에 자신 있고 타자가 직구를 노리고 있는 타이밍에서 변화구를 구사한다면 투수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투스트라이크 쓰리볼에서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톰 클래빈과 릭 피터슨이 말하는 메이저리그 피칭의 출발점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1. 초구는 스트라이크를!

2. 제구력은 기본!

3. 변화구 제구력을 통해서 타자를 혼란에 빠트린다.

아무리 멋진 스포츠카라고 해도 운전자가 컨트롤하기 힘들다면 좋은 차가 될 수 없다. 비슷하게 메이저리그가 원하는 훌륭한 투수의 첫 번째 조건은 제구력이다.






 




Posted by NB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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